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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창업자 TONI가 돌아보는 어니스트밀: #3 기로

작성자 HONEST MEAL(ip:)

작성일 2020-04-20

조회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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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2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그동안 소비된 시간과 에너지, 5개월 정도 된 시점에서 이제는 런칭이 되어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감,
나름 믿었던 곳으로부터의 갑작스러운 거절 소식에 따른 상실감이 복합적으로 밀려오면서 다운될 뻔했었다.

특히나 DISC 검사상 '완벽주의자'로 나오는 내게 있어서 이런 상황들은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이었기에
당혹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치만 이미 벌어진 일이기에 감상에 젖어 있을 여력이 없었다.
그러기엔 시간이 없었다. 더 지체하다가는 패배할 것만 같았고
시작하기도 전에 그런 평가를 받기는 죽기보다 싫었다.

두 달 전 리스트업해두었던 서울/경기권 사료제조업 등록업체들의 자료를 다시 열었다.
그리고 제대로 연락해보지 못했던 곳들을 중심으로 다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X,
X, X
X, X, X.....
안 되는 곳들 투성이였고... 과연 원하는 제품 컨셉과 퀄리티에 맞게
위탁 제조가 가능한지 회의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 아이템은 하면 안 되는 거였나?'
'제품 콘셉트와 결과물에 대해서 견주 분들은 좋아하셨는데...'
'미국 스타트업들도 성과가 있으면 우리나라도 되는 거 아닌가...' 등등 별생각을 다 했었다.


그러던 중 전화 통화를 시도하던 한 곳에서 새로운 기회가 다시 시작되었다.
통화한 곳은 그동안 반려견 간식 사업을 온라인 중심으로 했던 곳으로, 대표님이 직접 제조해서 발송까지 하시던 분이셨다.
어니스트밀 내부에 반려견 식품 경험자가 필요하기도 했고 운전까지 하시는 분이어서 미팅을 요청했다.
만나서 사업 이야기를 했더니 같이 하고 싶다고 하셨다. 제조파트를 관리하고 이동성도 갖추셨으니
잠재적인 팀 멤버로 생각하고 함께 일하기로 결정, 사업 논의를 시작했다.

다만, 이분이 사용하던 제조시설 공간은 처분 예정이어서 제조업체는 계속 찾아야 했다.
그때 또 다른 곳, 집에서도 멀지 않은 작은 업체에서 어니스트밀 사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서 다음날 바로 찾아갔다.
가보니 사업은 시작하셨는데 마케팅, 영업 등에 문외한이셔서 오는 손님만 받으면서 장사하시는 오프라인 기반 업체였다.

공간이 사업하기에는 좀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계속 따지다가는 시작을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사장님께 제안을 드렸다. 제조공간을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그 업체명으로 제품을 등록하여,
판매하면서 같이 사업해보자고. 일은 같이 할 테니 제조 공간을 쓰자는 게 핵심이었다.

가게 운영이 정체되면서 돌파구가 필요했던 그분의 입장에서
같이하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으므로 승낙하셨다.
이제 공간, 제조할 사람까지 다 구했으니 시작이구나, 란 생각을 했다.

결정된 날 서울시청 축산 팀으로 전화를 했다.
반려견 식품들은 모두 지자체에 제품등록 절차를 끝내야 정식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자체 담당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했다.

주무관이 쭉 이야기를 듣더니 그 업체명을 궁금해하셨다.
지자체 해당 업무 담당자는 본인 1명이어서 서울시 소재의 모든 업체를 다 알고 있기에 확인하고 싶다고 하셨다.

OOO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다짜고짜 거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동안 관리된 이력을 봤을 때 퀄리티가 걱정된다고.
그러면서 그곳을 굳이 선택하려고 한다면 신제품 등록을 100프로 장담 못하겠다고까지 으름장을 놓으셨다.

업체 사장님과 이야기 나눌 때는 몰랐던 것들을 서울시 주무관을 통해 들으면서 이번에 준비한 사업구조도 포기해야겠구나, 라고 직감했다.
오프라인 업체 사장님께는 서울시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면서 같이 할 수 없겠다고 통보해드렸다.
그리고, 제조 운영 실무자로 영입한 분도 상황이 애매해져서 같이 하기 어려울 거 같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그분도 상황을 이해했기에 알았다고 하셨다. 다만 그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본인의 시간을 할애했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왔다.

한 게 많이 없었음에도 시간을 쓴 건 맞으니 보상을 해드렸다.
큰돈이 훅 나갔다.

결과물도 없이 사업을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강하게 엄습했다. 진지하게...





*사진은 글에 실린 시기보다는 한참 뒤인 2017년에 찍은 것이지만, 어니스트밀을 경영하며 고민하던 TONI와 곁에서 해맑은 동이랍니다




*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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